최근 쿨엔조이 등지에서 풀루이드 모션을 사용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일명 혼종 그래픽카드 구성이 관심을 받고 있다.


AMD는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몇 년 째 힘을 쓰지 못했고 특히 이번 세대에서는 아직까지 퍼포먼스 급 이상의 제품이 출시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AMD의 플루이드 모션 기술이 주목을 받게 되었고 몇몇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사용자들은 AMD 그래픽카드를 추가로 장착해서라도 플루이드 모션을 사용하고 있다.


플루이드 모션이란?

플루이드 모션이란, 보간을 통해 기존의 프레임 사이에 새로운 프레임을 생성해 영상을 보다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일반적인 24FPS 영상을 60FPS로 변환해 출력해 준다는 것이다.


플루이드 모션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혼종 구성 방법은 아래 글들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http://arimabox.blogspot.kr/2016/07/amd-fluid-motion-60.html

http://hwtips.tistory.com/1655

http://www.cooln.kr/bbs/37/3800


또한 위 영상을 통해 플루이드 모션의 효과를 체감해 볼 수 있다. 당연히 1080p60 화질로 설정해야 60FPS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보편적이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프레임 보간 기술인 SVP와의 비교도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플루이드 모션 기술과 혼종 그래픽카드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보다는 필자가 혼종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며 고민했던 몇 가지에 집중하려 한다.


플루이드 모션을 위한 최소한의 그래픽카드는?

플루이드 모션 기술은 GCN 아키텍처 기반의 모든 GPU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AMD는 꽤 오래 전에 GCN 아키텍처를 도입했다. 2012년 1월 출시된 라데온 HD7000 시리즈부터 GCN 아키텍처가 도입되었고 그 후 출시된 Rx 200, 300 400 시리즈 모두 GCN 아키텍처 기반이다. 물론 R5 230 등의 엔트리 급 그래픽카드의 경우 간혹 이전의 TeraScale 아키텍처 기반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플루이드 모션을 사용하기 위한 최소 성능의 그래픽카드는 무엇일까? 추가로 장착할 AMD 그래픽카드는 오직 플루이드 모션만 원할하게 구동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소비 전력이 낮고 부피 역시 작아야 유리하다. 게이밍과 화면 출력 등을 담당할 주 그래픽카드의 영향이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더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답은 GCN 아키텍처 기반의 모든 그래픽카드는 1080p 영상 정도는 충분히 보간이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Dell의 OEM 제품인 R5 240(R7 240과 거의 동일하다.)와 조텍 GTX 980Ti AMP! Extreme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R5 240은 상당히 비트레이트가 높은 1080p 영상까지 보간이 가능하다. R5 240은 HD 8670의 리브랜딩 모델로 사실상 GCN 아키텍처 기반의 그래픽카드 중 최하위이다.


다만 4K 영상의 경우 플루이드 모션 적용시 오히려 원본 영상보다도 FPS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4K 영상의 보간을 위해서는 RX 460 급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요구된다고 한다. 하지만 4K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4K 영상은 유튜브를 제외하면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4K가 대중화되지 않은 현재까지는 크게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 본다.


참고로 영상 출력을 AMD 그래픽카드가 담당하게 했을 때의 부하는 훨씬 커진다. 만약 AMD의 색감까지 느끼고 싶다면 역시 RX 460 급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가?

R5 240을 구매한 후 하게 되었던 두 번째 고민은 어떤 PCIe 슬롯에 설치해야 주 그래픽카드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메인보드 매뉴얼에서 PCIe 슬롯과 IRQ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즉 각 슬롯에 메인보드의 자원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2번째 PCIe 3.0 x16 슬롯에 조텍 GTX 980Ti AMP! Extreme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4번째 PCIe 3.0 x8 슬롯 또는 6번째 PCIe 2.0 x4 슬롯에 R5 240을 설치할 수 있다. 아무리 저사양 그래픽카드라 해도 PCIe 2.0 x1 슬롯에 설치할 경우 플루이드 모션 마저 구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슬롯에 맞지 않는 핀에 대한 물리적인 무효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디에 설치해도 성능에는 큰 영향이 없다.

다만 4번째 PCIe 3.0 x8 슬롯에 설치하면 텍 GTX 980Ti AMP! Extreme가 설치되어 있는 슬롯 역시 8배속으로 변하긴 아직까지 하지만 단일 그래픽카드의 대역폭은 PCIe 3.0 x8 슬롯의 대역폭을 뛰어넘지 못한다.

6번째 PCIe 2.0 x4 슬롯에 R5 240을 설치한다면 IRQ 표에서 볼 수 있듯이 GTX 980TI과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에 손해가 있을 수 있지만 역시 해당 레인의 대역폭에 여유가 있어 큰 영향은 없다.

실제 벤치마크 점수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차이가 있다면 쿨링일 것이다.

4번째 슬롯에 R5 240을 설치하면 R5 240의 흡기는 원할하겠지만 GTX 980Ti의 흡기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6번째 슬로에 설치한다면 그 반대가 될 것이다.

물론 주 그래픽카드의 쿨링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므로 개인적으로 R5 240보다는 텍 980Ti AMP! Extreme이 쿨링이 중요하다고 판단에 6번째 슬롯에 설치했다.


위와 같이 GTX 980Ti의 흡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설치했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물론 R5 240에  쿨링에도 큰 문제는 없다.


소음을 해결하자

가장 고민이 되었던 문제는 소음이다.

최근 어느 정도 가격대 이상의 그래픽카드는 제로팬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부하가 걸리지 않아 GPU 온도가 높지 않을 때에는 아예 팬을 정지해 소음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최근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발전하며 웹 서핑, 문서 작업은 물론 동영상 감상도 그래픽카드에 거의 무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게임을 할 때를 제외하면 그래픽카드의 팬으로 인한 소음에서 해방될 수 있다.

하지만 R5 240을 비롯해 플루이드 모션만을 위해 구매한 저가의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제로팬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필자는 저소음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아이들 상태에서 가장 시끄러운 부품은 R5 240이 될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AMD 그래픽카드에는 유휴 상태에서 전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제로코어 파워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때문에 플루이드 모션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R5 240의 팬을 정지시켜도 무리가 없으리라 판단했다.

아예 그래픽카드에서 팬을 제거하고 테스트 한 결과 유휴 상태 뿐 아니라 720p 영상의 보간을 진행할 때도 GPU 온도가 80도를 넘지 않았다. 다만 1080p 영상의 보간 시에는 무리가 될 듯했다.


그래서 80도 이상에서만 팬이 회전하도록 바이오스를 개조했다. 다시 말해 강제로 제로팬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AMD 그래픽카드이 경우 GPU-Z에서 바이오스를 백업할 수 있다. 이것을 각 그래픽카드에 맞는 툴로 수정한 뒤(GCN 기반의 그래픽카드는 모두 개조 툴이 있음을 확인했다.) ATI Flash 툴을 통해 그래픽카드에 플래싱하면 된다. 혹 문제가 생기더라도 주 그래픽카드가 있으므로 복구는 어렵지 않다.

유의할 점은 바이오스 상에서의 설정과 모니터링 되는 온도와 팬 회전 속도, 그리고 실제 팬의 회전 속도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았다는 점이다. 또한 팬 이 정지한 상태에서 회전 속도가 낮게 설정된 구간으로 진입할 때 아예 팬이 회전하지 않는다. 이를 이용해 80도 이상에서 팬이 회전을 시작하고 60도 이하에서 멈추는 등의 설정이 가능하다.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자신의 시스템에서 최저의 설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보았던 영상을 재생했을 때 R5 240의 상태를 살펴보자.

GPU 사용률은 40% 정도이며 팬 속도는 2.0%이다. 물론 실제로 팬은 회전하지 않는다. 정지 마찰력과 같이 어느 정도 이상의 전류가 공급되어야 모터가 회전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터가 정지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낮은 전류가 공급되면 무리가 된다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구성

마지막으로 혼종 그래픽카드를 구성해 사용하다 보면 가끔 플루이드 모션 설정에 비활성화 될 때가 있다. 라데온 제어판에서 바로 활성화 할 수 있는데 문제는 AMD 그래픽카드가 직접 출력을 담당하고 있지 않는 경우 제어판이 열리지 않는다. 이 경우 주 그래픽카드에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을 분리해 AMD 그래픽카드에 연결해 플루이드 모션을 활성화하고 다시 주 그래픽카드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항상 AMD 그래픽카드에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항상 출력을 담당하고 있도록 하면 이는 부하가 될 수 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디스플레이가 2채널 이상의 입력을 지원하고 여분의 케이블이 있으면 된다.

주 그래픽카드와 AMD 그래픽카드 모두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한 뒤 디스플레이에서 주 그래픽카드의 출력을 선택한다. 그리고 바탕화면에서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진입한 뒤 다중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주 그래픽카드가 출력하는 번호를 선택하면 된다. 이 상황에서 AMD 그래픽카드는 전혀 부하를 받지 않으며 플루이드 모션이 비활성화 된 경우 잠깐만 다중 디스플레이 설정을 바꾸어 손쉽게 활성화가 가능하다.


플루이드 모션을 위한 혼종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며 주로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정리해 보았다.

간단하게 몇 가지만 덧붙이자면, 주 그래픽카드가 출력을 담당하는 경우 DXVA2 Copy-Back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킵 시 딜레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HD 7000이나 Rx 200 시리즈는 3만원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필자가 구매한 R5 240이나 HD 8000 시리즈와 같은 OEM 모델은 사실상 새 제품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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